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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기도|

  • Lv.4유재철
  • |조회수 : 2408
  • |추천수 : 0
  • |2010-01-04 오전 12:05:02
교회를 가려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아는 형님이 의논 할 일이 있다고 집에 있냐며 전화가 왔다.
교회 미사 시간에 늦을 것 같고, 한번 앉았다 하면 얘기가 길어 지면서 엉덩이가 무거워 질 것 같아, 점심 때 집으로 찾아 갈 터이니 점심이나 준비 하라고 말했다.
미사가 끝나기를 기다린 것 처럼 휴대폰이 울렸다. 점심 식기 전에 빨리 오란다. 하필 재속 프란치스코 구역 모임이 있어 좀 지체하다 아는 형님댁에 도착했다.
밥 숫갈을 드는데, 형님이 성당 갔다 온 사람이 식사기도 좀 하라며 빙긋이 웃는다. 교회를 안 다니는 분이 식사 기도를 종용하는 것이 좀 이상하다 생각하며 혼자 성호를 긋는데, 둘러 앉은 사람들을 향하여 식사 기도를 인도 할 사람이 여기 있으니 조용히 하라며 빙긋이 웃는데, 그 웃음의 의미를 나름대로 간파했다. 여러 사람 식사를 기다리게 했으니 그 응분의 댓가를 치뤄야 한다는 뜻이 다분히 내포되어 있었다. 
그렇게 식사기도를 종용한다면 제대로 된 식사 기도를 드려줘야만 도리일것 같아 제대로 된 식사 기도를 드렸다.    
"하늘에 계신 하느님 아버지. 이 세상에는 먹을것이 있어도 입맛이 없어 못 먹는 사람들이 있고, 입맛이 있어도 먹을것이 없어 못 먹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먹을것과 입 맛을 함께 내려주신 주님의 놀라우신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 초청하여 주신 주인을 기억하여 주시옵고, 이 음식을 장만하신 주님의 여종에게도 은총 내려주시옵소서. 아울러 이음식의 재료들을 이곳까지 오게 힘써주신 제눈에 보이지 않는 분들에게도 주님 함께 하여 주시옵고, 채소와 곡식을 키워낸 농부들의 수고도 기억 하시옵고, 싱싱한 회를 먹게끔 거친 바다의 풍랑속에서도 고기를 낚아올린 어부들의 안전도 지켜 주시옵소서.저와 마주앉은 형님께서 술을 워낙 좋아하시는데 사악한 술로부터 그의 건강을 지켜주시옵고, 저에게 강제로 술을 권하는 그의 팔을 내치시어 술잔을 떨어뜨려 주시옵소서. 그리고 경건한 식사기도 시간에 실실 웃는 마주 앉은 형님의 얕은 신앙심을 책망마옵시고, 굳건한 믿음 주시어 다음부터는 함께 기도하게 하시며, 경건한 저의 식사기도가 길다고 속으로 불평하는 자들을 용서 마옵시어, 그들의 국그릇을 식히어 기름으로 엉겨붙게 하시고 제 그릇만 따뜻하게 지켜주소서.   
"야! 듣자 듣자 하니까 너! 기도야? 설교야? 악담이야?"
"하느님 아버지. 신성한 기도를 모욕하는 앞에 앉은 형님의 무지몽매함을 지극거룩하게 용서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주님께서 가르치신 기도로 남은 식사기도를 대신 이으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가 잘못한 일을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아멘!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중에 복되시며, 태중에 아들 예수 그리스도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으소서 아멘!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과 함께 영원히 아멘!"
"야이 개새꺄! 장난야!" 소리에 감고 기도하던 눈을 살짝 떠보니, 숫갈을 불끈 쥐고 있는 것이 금방 날아 올 기세다.
"밥을 급히 먹다가 체할 수가 있을 때 가슴을 탁! 탁! 치는데, 이왕이면 기도를 하면서 가슴을 탁, 탁 치게 통회의 기도를 마저 드리고 마칩시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형제들에게 고백하오니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많이 지었나이다. 내 탓이요!(가슴을 친다) 내 탓이요!(가슴을 친다) 내 큰 탓이로소이다!(가슴을 친다) 그럼으로........."
"개소리 집어 쳐!"
자기가 기도 하라고 종용해서 기도를 드렸는데, 기도를 개소리라 한다.
그 점심 식사 때 밥 한 그릇을 다 먹은 사람은 나 혼자 였고, 마주 앉은 형님은 씩씩대며 몇 숫갈 뜨다 말았고, 형수님과 옆의 사람은 웃느라 뒤집어져서 그도저도 못 먹었다. 


명절을 맞아 그 형님 댁에서 떡국을 먹게 되었다. 마주 앉은 형님이 말했다. 
" 너 입 쩍도 하지 말고 쳐먹어"
"먹지 말라는 얘기지 어떻게 입을 쩍도 않고 먹을수가 있어?"
"개 새꺄! 기도에 '기'자도 꺼내지 말란 말야! 기도 나오는 순간에 이 떡국 그릇 면상에 꽂힐 줄 알아!"
"아니 내가 언제 기도한다고 말이나 꺼냈어. 먼저 식사때 부터 왜 가만히 있는 기도는 들먹이며 성질을 내? 사람 참 성질도 이상하네" 
   



* 상소리는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서 사용했을 뿐, 절대로 신성한 이곳을 오염시킬 의도는 없었음을 밝혀 둡니다.죄스러운 마음 그지없어 주모경으로 기도를 드리렵니다. "아차! 기도의 '기'자도 꺼내지 말랬지, 입으로 들어갈 떡국 면상에 뒤집어 쓸라.

댓글 8

  • 유재철
  • 2010.01.04 11:23
책 드려야지요. 헌데 눈 속에 꼼짝도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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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늘 마음이 울긋 불긋해집니다. 어떠한 심오한 신학적 소견보다. 현학을 뽐내는  뻔한 글들 보다도 나름의 반성과 깨달음을 주십니다...
이왕이면 저도 책 한권 주시지요^^ ㅋ ㅋ 아님 자주 글 좀 올려 주세요^^

새벽  미사독서하고  바로 출근하여  지금까지 눈과 전쟁을 하다가 잠시 휴전하고 , 여기 들렸다가 한바탕 ㅎㅎㅎ
어제 술잔을 떨어뜨리지 않고  자리 끋까지 잘 .....    다행이네요
형님,!!!
 제가 사진 가지고  있읍니다 , 3월을 기다리세요
아참, 새벽에  보니까 근무하시는 두분이 열심히  눈 치우시던데  , 도와 드리지도 못하고  ,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고립되어 있네요
농장마을 아파트 언덕길이 장난 아닙니다.
눈치우고 이제 들어 왔습니다.
옆언덕길에서는 아이들 눈썰매장이구요
두번째 책발간  다시한번 축하 드립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 걱정 때문에 저녁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고......언제나 요청만하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변함없이 꾸준하게 본당의 굿은 일을 도와주셔서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눈이와서 사람들은 죽겠다고 하는데, 개새끼는 좋아 죽겠다네요, 좋아죽겠는 개새기한테 물린 아들은 옷만 찢어졌고 상태는 양호합니다.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트렉트가 없었으면 내일 미사 아니 올 겨울 성당 진입 차량은 올 춘삼월 따뜻한 봄날까지 통제 될 뻔 했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걱정거리는 어느 정도인지요? 요한 형제님의 가정에 주님의 보살핌이 늘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한바탕 눈물나게 웃으며 읽었습니다.  올리신 날짜를 보니 꽤 되었는데 죄송하게도 오늘서야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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